가이드버스 가이드물 로판 소설 리뷰

저는 가이드버스(센티넬버스)를 좋아합니다. 가이드버스는 초능력자 세계관이므로 에스퍼와 가이드가 존재하는 의미(현대물에서는 괴물, 마수 등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와 맞서기 위해), 에스퍼와 가이드의 활약(에스퍼는 열심히 싸우고 가이드는 에스퍼를 진정시킴)이나 위기, 에스퍼나 가이드로 인한 갈등을 원합니다. 초능력자 세계관이니 초능력자들도 다양하고, 능력치도 다를 테고, 에스퍼와 가이드를 관리하는 기관도 존재하겠죠. 그래서 판타지 비중이 많은 편입니다. 현대물은 이 설정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이드버스 세계관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이드버스 세계관에 대한 내용은 동인 세계관(나무위키 링크)에서 센티넬버스 항목 참고)

가이드버스 세계관에서는 에스퍼와 가이드가 존재하는 의미가 없으면 에스퍼가 능력을 사용할 일이 적어지고, 에스퍼나 가이드로 인한 갈등도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주인공이 마법사인 서양풍, 현대물 로판과 비슷한 전개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에스퍼가 능력 사용을 사용함으로써 부작용이나 폭주를 진정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가이드가 있는데... 가이딩은 필요 없고, 가이드의 존재가 단순히 스킨십을 위한 명분으로 전락해 버리면 가이드버스 세계관의 특별함이 없어진다고 느낍니다.

가이드버스는 없어서 못 보지만... 그래도 요즘에 가이드버스 세계관을 사용하는 로판 소설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버스 세계관을 왜 갖고 왔냐 싶을 정도로 활용을 안 하는 경우나 활용을 별로 하지 못하는 소설도 제법 보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로판 소설이 '서양풍 빙의물'입니다. 가이드버스 키워드가 있는 거 2개를 읽어 보고, 그 외에 가이드버스 설정을 사용하는 서양풍 빙의물의 작품 소개만 봤는데 말이죠. 서양풍 빙의물 전개가 메인입니다. 가이드버스 세계관은 부가 요소로 넣어서 비중이 낮거나 매우 낮습니다. 가이드는 스킨십을 위한 용도로만 사용해서 세계관이 부실하고 엉성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이드버스 중에서 서양풍 로판은 거의 다 거릅니다.


주의! 아래의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제목 : 가이드의 우울
  • 키워드 : 가이드버스, 현대물, 나쁜 남자, 후회남, 상처녀, 무심녀, 약피폐물
▶작품 소개 
가이드버스 세계관
- 에스퍼 : 이능력을 가진 사람.
- 가이드 : 에스퍼의 정신을 안정시켜주는 사람.
에스퍼의 정신 치유는 가이드와의 ‘접촉’으로 이뤄진다.

* * * * *

가이드임을 숨기며 힘겹게 살던 이서윤은 어느날 우연히 S급 에스퍼 문도하와 만나게 된다. 그는 서윤이 자신의 유일한 운명이라고 말하는데.

"뭔가 착각하신 건 아닐까요. 제가 그쪽 운명은 아니…"
"멍청하긴. 이래도 네가, 내 가이드라는 걸 못 믿겠어?"
"말, 도 안 돼…, 아……!"

문도하의 차가운 눈빛은 몬스터를 닮아 있다. 그에게 가이드는 감정 따위 알 필요 없는 정신 치유 도구일 뿐.

진짜인가? 겨우 이게? 이딴 게 운명이라고?

서윤이 자유를 갈망할 수록 문도하는 집착적으로 그녀의 설 자리를 없앤다.

"보통 이러면 목을 졸라 혼을 내주거든."

그러나 한계까지 몰린 그녀가 체념을 학습할 무렵, 어째서인지 그의 태도가 기묘하게 변화하는데.

"그런데… 이상하게 네 목은 그냥 빨고 싶다는 생각만 드네."

몬스터에 의해 바다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가이드는 어쩌다가 몸으로 에스퍼를 구원하게 되었는가.
이 소설은 외부의 문제(몬스터, 협회)도 다루고 있으나 주인공들의 관계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에스퍼인 남주는 가이드인 여주를 도구로 이용하려고 하지만 여주에게 끌리게 됩니다. 여주는 남주의 가이드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남주의 가이드라는 사실로 인해 통제받게 될 삶을 싫어하고 거부합니다.

저는 마음에 들어서 재탕도 하지만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면 여주가 답답해서, 여주가 너무 우울해서 별로라는 평도 많이 보이더군요. 인류가 몬스터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주가 안전지대에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고 다 안 좋습니다. 여주가 삼촌에게 학대받았었고, 삼촌을 피해서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삼촌의 학대로 인해 여주는 통제받는 삶을 싫어하며 자유를 추구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쳐들어온 남주는 여주에게 너는 내 가이드라고 하면서 막 다루려고 하고, 여주는 남주가 자신의 에스퍼라는 걸 전혀 못 느낍니다. 가이딩도 부정적으로 느끼고요. 그러나 여주는 가이딩이라는 능력을 빼면 일반인과 같습니다. 에스퍼인 남주를 상대로 싫어서 거부하는 걸 빼면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여주가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남주를 이용하는 성격도 아니고요. 그래서 작중 분위기가 암울하고 우울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느 분의 리뷰에 따르면 여주가 최악을 피하려고 차악을 선택했으나 실제로는 그 선택이 오히려 최악이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여주가 자신의 예상을 한참을 넘어선 곳이라고 상상을 했겠어요. 여주가 인형처럼 갇혀서 사는 게 죽는 것보다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제 발로 안 나갔으면 끌려갔을 거고, 경찰에 연락을 안 한 건 최종적으로 남주의 귀에 들어가게 돼서 다시 끌려가게 될 테니까요. 얼마나 그 상황이 싫었으면 썩은 동아줄인 걸 알면서도 잡았겠어요.

남주가 후회남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가이드버스 세계관에서 에스퍼의 유일한 구원자가 가이드고, 여기서는 에스퍼가 자신의 짝인 가이드,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가이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이드를 잃어버리면 에스퍼는 망하는 겁니다. 게다가 가이드의 감정이 에스퍼에게 전해지는 특징 때문에 에스퍼가 가이드의 감정에 휘둘립니다. 에스퍼가 가이드에게 집착하면서 절절맬 수밖에 없죠. 그래서 둘의 관계에서는 가이드가 우위를 잡습니다. 남주는 감정 결핍이지만 여주를 통해서 감정을 배우게 되면서 여주의 감정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죠.(초반에 남주도 직접 경험해 보니 에스퍼들이 가이드의 감정에 휘둘린다는 점에 대해서 납득합니다.) 여주의 부정적인 감정도 빛나서 좋았지만, 긍정적인 감정의 환함에 비하면 부정적인 감정은 별 볼 일 없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에게는 그 감정이 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합니다. 초반부터 여주에게 조금씩 신경은 쓰이지만 자존심 때문에 무시하고 업보를 쌓습니다. 관계를 다시 쌓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은 걷어차 버려서 망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로 집착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오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놓아줍니다. 최악이나 차악이나 환경의 차이는 있지만 결과는 똑같았으니까요.

3권에서 남주가 캐붕이라는 말도 봤지만 저는 남주가 저렇게 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우선 남주는 폭주 직전 상태가 되면 정신이 나가서 가이드를 갈구하는 에스퍼의 본능만 남습니다. 여주는 그 모습이 단순하고, 어린애 같다고 느꼈고요. 이능력 사용의 부작용이 정신에 악영향을 주고, 심해지면 신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정신이 나갔으니 덜떨어지든 백치가 되든 상태가 변하겠죠. 3권에서는 폭주하기 일보 직전으로 에스퍼의 본능만 남은 상태에 남주가 정신줄을 가까스로 붙잡고, 여주가 싫어하는 것(가이딩)을 하면 안 된다고 본능을 거부하죠. 그러다 결국 정신은 나가고 에스퍼의 본능만 남지만, 본능만 남은 남주가 얌전한 건 여주가 싫어하는 걸 하면 안 되고, 여주의 말에 따라야 한다는 의지가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남주가 여주에게 절절매는 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도 봤고, 불안함 때문에 가이드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겠죠. 이거 보려고 끝까지 봤으니 만족합니다.

의문이 하나 남은 게 여주가 남주의 영혼을 보게 된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여주도 왜 이제야 남주의 영혼을 볼 수 있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집니다. 여주가 E급 가이드라서 능력이 너무 낮아서 못 봤다고 하기에는 처음에 남주의 도와달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게다가 무의식적으로 가이드의 본능이 자신의 에스퍼를 도와야 한다고 느끼고요. 그 외에는 여주가 남주의 가이드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 마음가짐이 바뀐 것밖에 없는데 말이죠. 만약 이게 이유라면 영혼을 못 보니 소리도 못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제목 : 이런 가이드는 싫어요
  • 키워드 : 가이드버스, 현대물, 츤데레남, 상처남, 상처녀
▶작품 소개 
유일한 트리플 S등급의 에스퍼. 인류의 희망. 비록 매칭 가이드라 할지라도 그런 사람의 파트너가 되다니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희주를 인간으로 대해 주지 않았다. 없는 사람처럼, 물건처럼. 그저 가이딩만 하는 도구처럼 여겼다.

배신감과 절망에 차 목을 그었다. 그리고 죽지 못한 채 깨어난 후. 희주에게 새 삶을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건, 몹시 비현실적인 선택지였다. 단 한 번도, 상상으로라도 꿈꿔 본 적 없었던 미래. 희주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전제 조건들이 사라지고, 그녀의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

"딱, 한마디만 해 주면 됩니다."
"……."
"살고 싶다고 하세요."

살라고. 살려 달라고 말하라고. 그녀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살고 싶어요. 선생님. 살게 해 주세요.

"더 이상, 이런 가이드는, 싫어요…."

이번에는, 누군가를 죄스럽지 않게 사랑하고, 또 사랑받을 수 있을까.
이건 외부 요소(괴물, 협회, 빌런)나 주인공들의 관계 발전이 골고루 들어 있어요. 리뷰로 쓰는 세 작품 중에서 이게 가장 판타지 성향이 강하고, 외부 요소로 인해 주인공들의 위기나 활약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었는데, 2권을 70퍼까지 읽고 궁금해서 3권의 중간부터 읽었습니다. 2권까지는 좋았는데 3권에서 망했다고 느낍니다.

1~2권을 통해서 과거나 전생은 예상했지만 무한 루프물은 당황스러웠습니다. 또한, 현재가 루프물에 영향을 받았는데 설명이 부족하니 개연성이 없이 의문만 잔뜩 남긴 채 급하게 끝나버립니다. 전부 다 안 읽은 상태라서 앞에 해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3권 중간부터 의문이 풀리기 때문에 없다고 예상합니다. 여주는 정체가 뭐길래 저런 능력이 있는 거죠? 가이드버스 세계관에 영향을 끼칠 정도인데 설명이 없어요. 빌런은 뭐하는 놈이죠? 사기템은 어떻게 얻었고, 사기템과 연관성이 있는 그거는 대체 언제부터 생겼고? 여주의 영향인가? 빌런이 사람인지 아닌지도 의문이고요. 사기템을 못 쓰니 완전히 무능력해서(허무했죠)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이 아니라고 느끼는 건 너무 머리가 좋고, 여주의 능력을 알아차린 점과 대체물을 만든다는 거죠. 어떻게 만들고, 빌런의 능력인지도 의문입니다. 대체물을 사람이라 여길 수 있는 건지? 죽은 자들은 대체물을 만드는데, 왜 여주는 죽어도 대체물이 없어도 되는지? 사기템은 누가 고쳐줬고? 그놈은 어떻게 해서 저 상태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고 능력을 쓰는 걸까요? 그리고 3권에 남주의 능력이 사기 수준으로 나오는데, 1권 초반에서도 여주 빼고 시간을 멈춰버린 것도 능력이 사기 수준이었어요.



  • 제목 : 1타 강사 가이드의 불운한 나날
  • 키워드 : 가이드버스, 외국인 남주, 집착남, 대형견남, 기억상실
▶작품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C급 가이드 추가을입니다. 가이드가 필수로 봐야 하는 GLE(Guide License Examination)계의 '1타 강사', '레전드 강사'로 불리기도 하죠.

이런 제가 요즘 고민이 생겼어요. 스타 강사로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인생은 어쩐지 불운한 나날의 연속이네요.

그 이유는, 제 인생 최대 불운인 세계적인 S급 에스퍼, '카일 해드슨' 때문입니다. C급 가이드로서의 평범했던 일상은 카일과 전무후무 역대급 매칭률이 나오는 바람에 꼼짝없이 그의 전담 가이드가 되면서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들에겐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대단한 남자겠지만 저에게는 성가신 에스퍼일 뿐이에요.

왜냐고요? 시도 때도 없이 호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이딩을 빙자한 ○스는 매번 제가 기절하는 것으로 끝이 나요. 기절한 후에도 그 에스퍼 XX는 늘 만족을 모르지만... (생각하니 빡 치네요.)

저의 소박한 바람은 '1타 강타'로서의 평온한 삶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 카일이 제발 저를 떠나주는 거예요. 이 불운한 생활에 반전이 와서 저도 그런 행복한 나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주의 사항으로 남주가 남자 가이드에게 가이딩을 받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가이드가 너무 많아져서 낮은 등급의 가이드들이 라이센스를 취득하면서 취업 문제로 고생하는 게, 현실적으로 충분히 저러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소설 전개를 보면 몬스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평화로운 편입니다. 여주가 휴가로 해외 여행가서도 평화롭게 보내고 오는 걸 보면 말이죠. 이 소설은 외부의 문제도 약간 있지만, 주인공들의 관계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 소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매칭률 때문에 여주가 남주의 전담 가이드가 되지만, 여주는 남주를 귀찮아합니다. 남주는 댕댕이에 여주를 짝사랑하지만 여주는 남주가 성가시고... 그러다가 남주가 몬스터와 싸우다가 기억상실도 겪게 되고요.

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번 읽고 끝냈고, 읽은 지 꽤 지나서 기억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에스퍼나 가이드를 이유로 한 갈등은 아마도 적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의 관계는 단순히 에스퍼, 가이드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내용이거든요. 남주가 기억상실에 걸려도 여주와의 가이딩에 바로 홀려버리니 쉽게 간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남주에 관해서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는데 바로 여주 스토커예요. 남주가 자기 비서를 시켜서 여주를 몰래 감시하고, 여주 사진 찍어서 모으는 등 태연하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여주는 당연히 이 사실을 모릅니다. 그리고 남주는 여주와 연인이 되고 나서도 여주에게 들키기 전까지 계속하겠죠. 왜 이런 놈이 남주인가 싶을 정도로 남주가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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