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 리디북스에서 읽고 있는 로판 소설

  • 부서지는 나날들
처음부터 읽지를 않아서 초반은 그냥 다 넘겼고, 중후반부터 띄엄띄엄 읽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지만 내용은 대충 알겠더라고요. 인물은 보면 표지에 있는 인물인 리카도가 여주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여주가 도망간 이후로는 리카도의 출현이 대폭 줄었습니다. 등장하는 걸 보는 게 정말 힘들 정도라...

피폐물 키워드가 있어서 여주 상황을 보면 제법 암울합니다. 여주가 학대를 받으며 자라서 자존감이 낮고(자신이 하자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함), 최신화에서는 여주가 유산을 했거든요. 대부분의 로판 여주들은 유산할 상황이 와도 절대 유산을 안 하는 버프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여주가 임신한 지 6개월 정도 된 모양이라 배를 보면 바로 임신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리카도는 강압적으로 여주를 끌고 갈 생각만 한 것 같더라고요. 그러고 나서는 여주가 유산을 하니까 아예 건들이지도 못하네.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오메가버스나 가이드버스를 보고 싶은데 BL에만 있고(가이드버스는 양이 적은 편), 남녀 커플에서는 버스물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이세계나 서양물 로판에서 버스물이 있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여기서는 버스물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계관 설명도 자세하게 안 해주고, 저 요소가 있어도 전혀 활용하지 않거나 못합니다. 저 세계관을 가져왔으면 저걸로 인한 갈등(내적, 외적)이나 진행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거의 없어요. (주인공이 고생을 안 해서 그런 것도 있음) 로판에서 흔히 보이는 진행을 그대로 따라가니까 흔히 보이는 로판과 똑같아요. 버스물을 본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 그의 청혼을 거절하지 않은 건
이건 오메가버스물이고, 여주가 회귀를 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세계관 설명을 자세히 해주지 않습니다. 오메가 세계관에 따른 갈등이 있지만 가볍고, 이 세계관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남 일 같아요. 여주가 오메가라서 고생한 게 없지는 않을 테지만, 이 세계관에서는 오메가가 되면 미인이 되는 설정이 있는지 오메가라서 고생한 것보다는 미인이라서 고생한 느낌입니다. 오메가 세계관이 된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안정제와 같은 약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대공인 남주와 계약 결혼을 하고, 약을 개발합니다. 여주가 천재라서 옛날부터 약을 만드는 데 그 중에서 여주 오빠(오메가)를 위한 약도 연구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있었던 힘들었던 점도 안 나오고 생략됩니다. 여주가 베타에서 오메가가 되면서 발정기를 1번 겪습니다. 여주가 회귀 전에 불행하게 살아서(1화 절반으로 끝나는 내용) 회귀 후에는 고생을 안 합니다. 고생을 해야 오메가로 인한 내적, 외적 갈등을 겪을 게 아니에요.

  • 소꿉친구의 전담 가이드가 되었다
이건 제목에 가이드라고 써놓고 에스퍼, 가이드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이건 그냥 원작 타령하는 여주가 소꿉친구인 남주와 연인이 되어가는 로판이에요. 지금까지 나온 게 67화까지 나왔는데 60화쯤 되어야 에스퍼와 가이드의 활동다운 활동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자세히 언급되지도 않아요. 에스퍼와 가이드 비중은 얼마나 있고, 에스퍼의 사회적 위치는 어떻게 되며, 에스퍼는 어떤 능력을 갖고 있으며, 에스퍼의 고통이나 가이드가 없으면 에스퍼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요. 이걸 보면 세계관 설명을 제대로 안 해주는 걸 알 수 있죠. 여주가 가이딩을 해줘도 그냥 스킨십으로 느껴집니다. 에스퍼인 남주가 힘을 쓰는지도 모르겠고, 전혀 힘들어하는 게 없거든요. 이걸 보면 가이딩을 명목으로 그냥 스킨십을 하는 거죠.

여주가 에스퍼, 가이드에 대해 잘 모르는 걸 보면 원작에서도 에스퍼와 가이드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던 모양이더라고요. 여주가 스킨십 정도에 따라 가이딩이 달라진다는 것도 모르고, 에스퍼에게 있어서 가이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운명(몸에 상대방의 이름이 새겨짐)으로 인해 남주가 여주에게서만 가이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해서 결혼하게 될 상황이 와도 가이드로서의 걱정이나 고민을 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원작 타령에 소꿉친구가 남동생으로밖에 안 느껴진다는 이유로 싫어합니다. 남동생으로 느껴져서 싫어하는 건 이해되지만 원작 타령은 이해가 안 돼요. 원작에서도 여주와 남주는 소꿉친구지만 남주가 여주를 싫어하고, 이름이 안 새겨졌거든요. 그런데 여주가 빙의하고 나서는 여주와 남주 사이가 좋고, 남주 몸에 여주 이름이 새겨졌으면 당연히 원작과는 다를 수밖에 없죠. 심지어 남주가 여주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여주가 빙의하기 전인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로판 빙의물을 보면 여주가 운명이라는 걸 재밌게 생각합니다. 무조건 원작대로 진행된다고 믿으면서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두 개로 나눠서 생각하거든요. 다른 건 다 바꿀 수 있지만(여주는 절대로 나비 효과라는 걸 생각하지 않음) 사랑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웃기나요. 여주는 남주와 같이 있으면서 남주에 대해 알아가면서도 절대로 남주를 제대로 보지 않습니다. 원작에서 남주의 성격과 연애를 다 봤으니 알 수 있는 특징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여주는 남주를 무시하면서 원작대로 남주가 이어져야 한다고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이 갖게 되는 걸 여주가 먼저 획득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남주에 관해서는 운명을 바꾸면 원작 여주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게 웃기네요.

적어도 원작 타령을 할 거면 '여주와 남주가 연인 사이였는데 원작 여주가 나타나자 남주가 원작 여주에게 반함.' 이런 식으로 이유가 있어야 이해가 될 거 아니에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는 작품들도 많이 보이고, 가끔은 '원작 여주가 남주를 유일하게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무조건 이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남주가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유일하게 자신을 치료해준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걸 다르게 생각하면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되지 않으면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또는 '유일하게 나를 치료해준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아해야 된다'와 동일합니다. 근데 원작 내용에서 치료받는 데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조건은 없음에도 저걸 이유로 원작 타령을 하는 건 별로 이해가 안 되더군요. 남주가 치료를 받으려면 원작 여주와 무조건 이어져야 하고, 부탁을 하면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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