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신부 리뷰


제목 : 모래신부
저자 : Magoing
키워드 : 피폐물, 집착남, 나쁜남자
연령 : 19+

▶작품 소개
겨우 도시 하나를 들리고 떠날 테니 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에스더는 상인의 요청으로 장삿길에 합류한 아버지를 따라 사막을 횡단하다 도적 떼와 마주치고 말았다.

살아남은 사람의 통곡과 죽어가는 사람의 신음이 한데 섞여 뒹굴 때, 에스더는 값어치가 없는 물건이 가득한 마차에 숨어 홀로 살아남았다.

그녀는 신에게 자신이 발견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모든 희망이 박살났다.

"이런 곳에 쥐새끼가 하나쯤 숨어있기 마련이거든."

신은 그녀의 기도를 외면했다.

*

카르첸은 일그러진 웃음을 지었다.
바짝 마른 모래 속에 아무리 물을 부어도 두 번 다시 살아나지 않을 초목을, 항아리에 담아 평생을 소중히 끌어안을 자신에 대한 조소였다.

에스더가 마침내 헐떡이며 눈을 감았다.
그 몸뚱이를 부둥켜안은 그는 짙푸른 초목이 부서지고 비틀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에스더의 종말이었다.
카르첸은 기꺼이 그 종말을 마음에 품었다.
사놓고 방치해두다가 어제 드디어 읽었는데, 다 읽으니 짜증만 남았습니다. 미리보기만 봐도 짜증나서 패스하는 소재인데, 여주가 마지막까지 남주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샀습니다. 오로지 마지막을 보기 위해서 산 거죠. 그렇지만 다 읽으니 속이 시원하진 않네요. 차라리 여주가 죽었으면 남주가 좌절해서 통쾌했을 텐데...
공감 글귀에 자신을 사랑한다는 원수에게 제 죽음이라는 복수라는 말이 있었지만 여주는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외전1까지 읽어 보니 여주는 공포심을 갖고 체념해서 순종적인 인형처럼 살아가고 있고, 남주는 이기적인 쓰레기로 언젠가는 여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저 부질없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웃기기만 합니다. 남주 태도만 봐도 말이죠. 키워드에 후회남도 적혀 있지만 절대 후회남이 아닙니다. 자기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고, 거의 후회라는 걸 하지 않습니다. 여주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아하고 관심을 받을지 시도는 하지만 강압적인 태도는 변함이 없고, 짜증나면 성질 그대로 막 행동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아주 조금 후회하지만 그래도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남주가 여전히 최악이라서 정말 다행입니다.

소설을 읽어 보면 씬이 70~80% 정도 돼서 지겹습니다. 끝은 언제인지 몇 페이지 남았는지를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읽었습니다. 내용도 보면 초반부터 성폭행을 너무 당해서 여주가 살기 위해서라도 순종적이고, 인내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부하거나 대드는 건 죽여달라는 소리니까요. 이 상태에서 절망까지 하니 아무것도 흥미를 갖지 못하고 그냥 무기력하게 살아가더군요.

이 소설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점은 스톡홀름 증후군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공포심으로 인해 극한 상황을 유발한 대상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현상으로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 혹은 동조하는 비합리적인 현상을 뜻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주가 애초에 이 상황을 만든 남주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절망하기 전이었으면 결말이 약간은 달라졌겠죠. 그게 외전2 (IF)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외전2는 안 사고 패스했습니다. 남주가 조금이라도 좋은 꼴은 절대 못 봅니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적혀 있지만 남주만 여주를 좋아하지, 여주는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서로가 대화 자체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남주가 대화를 하려고 해도 여주가 예/아니오 식으로 대답하고, 대화하는 것도 싫어해서 침묵합니다. 남주는 차라리 화라도 내서 요구하는 거라도 듣고 싶지만 여주는 초반부터 이미 공포에 각인이 돼서 그렇게 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고 남주가 차라리 화를 내라고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을 한다고 해도 여주는 관심이 없어서 침묵을 유지할 것 같지만요. 그렇게 대화는 단절되고 남은 건 씬밖에... 이런 식이니 여주가 남주를 좋아할 일은 아예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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