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로판소설 - 빙의물 리뷰 1

빙의물을 제법 읽고 있습니다. 패턴은 비슷한 게 많지만(주로 데드 엔딩 피해가기), 질릴 때까지는 계속 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가끔 '알고 보니 빙의가 아니라 본인'이라는 반전도 있던데, 그 중에서 왜 자신이 빙의했다고 착각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작품도 보이더군요.



  • 제목 : 신데렐라를 곱게 키웠습니다
  • 저자 : 키아르네
  •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소설
  • 키워드 : 빙의물
  • 기타 : 1일마다 무료, 완결
▶작품 소개 
유명한 동화가 있다.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결혼해 언니들까지 다섯 명의 대가족이 된 마음씨 착한 아가씨.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마음씨 고약한 새어머니와 언니들 밑에서 구박받는 불쌍한 그녀. 바로 그 동화, 신데렐라에 빙의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신데렐라도 아니고, 계모의 몸이란다. 서른일곱 살에 두 번이나 남편과 사별하고 심지어 딸까지 셋 딸린! 세 딸을 건사느라 정신없는 나에게 자꾸만 접근하는 남자, 다니엘 윌포드.

"키스해도 될까요?"

사윗감으로는 아무래도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왜 자꾸 접근하지?
…아, 모르겠다.
일단 신데렐라를 왕자와 결혼시키고 조용히 살아야지.

그런데 이 동화는 정말로 '신데렐라'일까…?
원래는 리디북스에서 사려고 했는데, 삽화가 카카오페이지에 있어서 카카페에서 사게 되었습니다. 도중에 삽화 그리시는 분의 교체로 초반과 후반의 일러스트가 달라지는데, 저는 초반 삽화를 더 좋아합니다. 후반은 여주가 동안(37살)이긴 하지만 더 회춘을 했더라고요.

제목이 신데렐라를 잘 키웠다지만 여주의 업적을 보면 이걸로는 상당히 부족합니다. 시대상 여성의 지위가 낮다 보니 작위를 이어받을 수 없고, 직업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주가 여성 지위 향상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딸도 잘 키웠고, 시집도 잘 보냈고, 여주 본인도 멋지고, 좋은 사람도 만났죠.

로판 소설을 보면서 여주 한정이긴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남주를 발견했습니다. 로맨스 장르를 봐도 남주들이 대부분 애정 행각에서는 남주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너도 좋잖아.'라는 식으로 여주를 구슬리거나 억지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많습니다. (여주는 힘들거나 싫어도 환멸 수준이 아니면 그냥 봐주고 다 받아줌.) 하지만 여기 남주는 여주가 힘들다, 싫다라고 하면 바로 그만두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말 여주를 배려하고 존중해줍니다.



  • 제목 : 구경하는 들러리양
  • 저자 : 엘리아냥
  •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소설
  • 키워드 : 빙의물, 코믹, 병맛, 남주 먼치킨
  • 기타 : 12시간마다 무료, 완결
▶작품 소개 
'어, 뭐지?'

<'야수의 꽃'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 거지같이 친절한 안내문 덕분에 깨달았다. 내가 소설 속에 들어왔다는걸.

그래서 누구냐고? 주인공이냐고? 내 팔자에 무슨……
끝판 악녀 곁에 붙어, 여주인공을 괴롭히다 털릴 조연 라테 엑트리, 그게 나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내 비중을 대폭 늘리겠어!"

그런데 이게 웬일? 제국의 황태자, 최연소 공작, 그리고 마탑의 주인까지. 차례로 나한테 들이대네? 휘황찬란한 미남 중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쳐 보세요~
……같은 일은 꿈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젠장…… 그냥 구경이나 하자.'
이건 코믹, 병맛물입니다. 신조어도 나오고 여주가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말(개그?)을 하기 때문에 수치심은 독자의 몫입니다. 어느 편에서는 읽다가 폭소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읽을 때는 안 웃겼지만.)
일반적으로 일본어와 신조어를 섞어 쓰면 애 같은 느낌이라서 안 좋아하는데, 이 로판처럼 코미디 캐릭터로 확실하게 잘 잡으면 재밌어서 괜찮더군요.

다른 소설에서는 조연이라도 주연을 운 좋게 잘 만나는데, 여기는 그런 거 없습니다. 원작의 영향을 확실히 받아서 조연인 여주가 작정하고 남주들을 보려고 하지만 절대 못 만납니다. 그래서 원작 여주와 사이좋게 지내면서 원작 여주가 남주들과 만나는 이벤트 때 남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세계물은 현대 기술이나 생활용품을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던데, 전문적으로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일반인 주인공이 뭔가를 떠올려서 만들어내는 걸 보면 대단하더라고요.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생활용품을 사서 사용하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건 적은 편이잖아요.
여기 여주는 BL 장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BL 소설로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법니다. 이게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 제목 : 그 감금물 주인공 내가 하겠다
  • 저자 : 군청주단
  •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소설
  • 키워드 : 빙의물, 힐링물
  • 기타 : 1일마다 무료, 완결
▶작품 소개 
"그 감금물 주인공 내가 하겠다."

그러니 내가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심심하지 않게 놀아 줘.

***

"……이런 젠장?!"

눈떠 보니 감금물 게임 속 캐릭터로 빙의했다?

"이 괴상한 건 뭐냐."

정신을 차리자마자 마주한 인물은 미카엘 황자. 그는 일명 '미친놈'이었다. 주인공에게 미친놈.
나에게 던지는 시선도 소유욕으로 가득 찬 어두운 빛이어야 하는데……

"……뭐야. 왜 그렇게 웃어."
"응?"
"표정이 왜 그러냐고."
"왜 그러지? 사랑스러운 나의 유진."

정말이지…… 어디부터 잘못된 거지.

'넌 누구냐!'

대체 원작의 그 잔혹한 폭군 황제는 어디 간 거냐고!
이건 여주가 원작 여주의 루트를 타려고 애쓰는 내용입니다. 강제로 이벤트를 발생시키려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원작 여주의 대사를 말하거나 개처럼 행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치심은 독자의 몫입니다. 여주는 편안한 의식주 생활을 위해서라면 창피함을 무릅쓸 수 있습니다.

제목에는 감금물 주인공을 하겠다라고 하여 피폐함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힐링물입니다. 여주가 궁에서 편안하게 놀고 먹고 자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남주는 미친놈이 맞지만 여주 앞에서는 본성을 숨기고 있습니다. 여주는 감금 엔딩으로 궁에서 편하게 살 목적을 갖고 있지만, 여주가 남주에게 확고한 믿음을 준 덕분에 배드 엔딩(감금)은 넘어갔습니다.

보통은 전개 흐름을 아는 정도인데, 여기 여주는 원작 여주의 대사를 다 외워서 말할 정도라 게임을 얼마나 플레이 했을지 상상이 안 가는군요.

프롤로그 부분, 남주의 애정 행각은 후반부에 볼 수 있습니다. 초중반은 여주를 소중히 여겨도 펫처럼 생각해서 이성적인 느낌으로는 대하지 않습니다.



  • 제목 : 시한부 악녀의 해피엔딩
  • 저자 : 하라쇼
  •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소설
  • 키워드 : 빙의물, 게임 시스템
  • 기타 : 1일마다 무료, 완결
▶작품 소개 
"딱 반년만 저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주세요."
"그게 내게 무슨 이득이 있지?"
"리노 가문의 재산 일체는 물론 영지 토지 전부를 드리겠습니다."
"…재산을 전부 날 준다고 치지. 반년 뒤에는 이혼할 거라고 그대가 말했다. 그러다면, 그대는 그 뒤에 뭘 할 생각이지?"
"…적당히 생각해둔 게 있어요. 게다가 어차피 전 쓰지도 못할 돈인걸요."

클레아는 거짓말을 입에 올렸다. 이 몸은 곧 죽는다. 기껏해야 반 년도 채 남지 않았다.
클레아 리노가 만족할만한 결혼 생활을 한 후엔 어딘가 조용한 곳에서 그녀는 혼자 눈을 감을 생각이었다.

#

강도에게 찔려 죽은 날, 마왕에게 소환되어 시한부 6개월의 연약한 악녀가 되었다.

"커흑!"

참고로 이 놀라운 몸은 한걸음에 체력이 1 닳고, 한 마디에 체력이 3 닳으며, 달리기 10초당 체력이 300이 닳고 체력이 삼 분의 일이 닳으면 각혈이 발생한다.

"세상에 또 관심받으려고 저러네요."
"저렇게 매번 물감을 들고 다니는 것도 놀랍네요."
"하긴, 디트로이 각하께 그렇게 매몰차게 차였으니…"

게다가 평판은 최악.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면, 원래 죽은 내 몸을 살려 준다는데 그 조건이 당황스럽다. 그녀가 짝사랑하던 아이작 디트로이 공작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
어떻게든 결혼을 하겠다는 대답은 받았는데, '행복한 결혼 생활'이 대체 뭔지…
나 대체 다시 살아날 수는 있는 거야?
여주가 죽은 몸에 빙의해서 일시적으로 빌려서 사용하고, 게임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이미 죽은 몸이라서 그런지 완전히 개복치입니다. 걸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문도 제대로 못 열고, 식사하는데 나이프가 무거워서 손가락이 골절합니다.

여주가 아주 가녀리고 연약해서 남주가 신경을 엄청 많이 써줍니다. 물건을 가벼운 걸로 맞춤 제작부터 시작해서 여주를 안고 다니는 건 일상입니다. 여주도 안 죽고 살려면 남주한테 안겨 다녀야 됩니다.

흥미롭고 남주와 여주가 해피 엔딩이기는 하지만 결말을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했습니다. 풀리지 않은 내용도 있고 외전도 급히 마무리를 지은 느낌입니다. 마무리가 별로예요.



  • 제목 : 장르를 바꿔보도록 하겠습니다
  • 저자 : KEN
  • 장르 : 로맨스 판타지 소설
  • 키워드 : 빙의물
  • 기타 : 1일마다 무료, 완결
▶작품 소개 
좋아했던 장르 소설 속에 빙의했다. 하필이면 어린 주인공(조카)을 학대하는 이기적인 악역 이모로. 어차피 원작대로라면, 조카는 머지않아 내 품을 떠날 예정이었다. 측은지심이 들었던 나는 헤어질 때까지만이라도 조카를 살뜰히 보살피려 노력했는데-
결국 원작대로, 잘생기고 가문 좋은 삼촌이 애를 데리러 왔다.

"지금껏 루카를 키워오신 당신께 실례가 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루카를 빈터발트로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안 될 리가 없지! 얼른 보내고 편하게 살려고 했더니 그 순간 돌연, 조카는 갑자기 내 허리를 와락 껴안으며 외쳤다.

"어, 엄마!"

졸지에 애 엄마가 되어버렸다?
이건 제목 그대로인가 싶을 정도로 장르가 몇 번 바뀝니다.

여주는 빙의했고, 원작 남주인 조카는 회귀했습니다. 조카인 루카는 숨길 생각 없이 회귀해서 미래를 바꾸려고 노력하면 저런 느낌인가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주나 루카 모두 원작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바꾸는데 활용합니다.

저는 다른 소설을 읽다가 직진남 중에서 여기 소설 남주도 그렇다고 하길래 봤습니다. 남주가 여주에게 첫눈에 반해서 직진으로 어필합니다. 참고로 남주는 타인을 조금도 신경 쓰지도 않고, 심할 때는 제대로 된 인간 취급도 안 합니다. 이런 사람이면 타인 시선은 그냥 무시하고, 쓸 수 있는 건 다 씁니다.
여기 남주가 외전에서 기억 상실에 걸리게 되는데, 자기 자신을 질투해서 기억을 되찾는다고 해서 처음에 이 부분을 찾아서 봤는데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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