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ck or Alice - 검은 토끼&시즈쿠 공략 후기


제목 : Trick or Alice (트릭 오어 앨리스)
원제 : トリック オア アリス
제작 : 리틀치즈(Little Cheese)
장르 : 여성향 게임, 비주얼 노벨
언어 : 일본어
기종 : PC
연령 : Rated for 18+
공략 캐릭터 : 검은 토끼 & 시즈쿠
CV : 타치바나 신노스케

처음에 설치했을 때 어도비 에어가 설치되는 걸 보고 플래시로 된 게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흑금 때는 이렇게 안 하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건 플래시로 만들었을까요. 제작하기가 더 편했다던가? 그나저나 무슨 세이브 파일 찾는 게 이렇게 어렵나요? 여태껏 세이브 파일 위치를 못 찾아서 헤매고 다닌 게임은 처음입니다. 세이브 파일이 어디있는가 하면서 못 찾으신 분들, 세이브 파일 위치는 여기입니다.
  • WinXP → C:\Documents and Settings\사용자 이름\Application Data\jp.co.unifun.littlecheese.TrickOrAlice
  • Win7 →C:\사용자\사용자 이름\AppData\Roaming\jp.co.unifun.littlecheese.TrickOrAlice
※사용자 이름은 윈도우를 처음 설치했을 때 자신이 입력했던 이름을 말합니다.
※ljp.co.unifun.littlecheese.TrickOrAlice 이런 비슷한 이름의 폴더가 2개 있을 경우, 이 폴더 안에 파일명이 save라고 적혀 있는 것들이 세이브 파일입니다.


스토리는 히로인의 생일이 되기 전날 밤에 히로인의 오빠인 시즈쿠가 아리사의 생일을 축하해줍니다. 그러면서 시즈쿠는 히로인에게 행복하냐고 묻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0시 0분, 자신의 생일날이 되자 히로인은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원래 세계에서 아는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히로인을 앨리스라고 부르며 드디어 시간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히로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진짜 앨리스를 찾아다닙니다.

검은 토끼는 주요 캐럭터 4명의 해피 엔딩을 2개씩 다 봐야 공략이 가능합니다. 저는 검은 토끼만 공략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스토리의 핵심인 있는 진히어로라서 그런가요. 맨 마지막에 공략을 가능하게 해둔 것은 맛있는 것을 제일 마지막에 먹으라는 그런 의미입니까. 덕분에 캐릭터별로 열심히 스킵한다고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그리고 히로인 디폴트명이 아리사인데 디폴트명으로 하면 아리사라고 말도 하더군요. 디폴트명까지 사운드로 듣는 건 저는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네요.

※주의! 아래는 대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이 게임의 내용 절반은 다른 사람들이 아리사를 앨리스라고 부를 때마다 자신은 앨리스가 아니라면서 진짜 앨리스를 찾아다닙니다.
아리사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지고 나서 머리카락과 옷이 바뀌었는데, 옷에 대해서는 바뀌었다고 감상이 나옵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거울을 보고서도 말이 없습니다. 머리카락 색과 길이가 달라졌다고?! 왜 여기에 대한 말이 없는지는 의문입니다.

초중반의 검은 토끼가 자신이 앨리스에게 갖는 마음이나 검은 토끼에 대한 주변의 인식은 이러합니다.

라운드 : "잠시 확인해본 것 뿐이니까 화내지 마, 화내지 마! …… 화내지 못 해, 그치?"
검은 토끼는 앨리스 관해서라면 정말 적극적인데 이런 말을 듣는 걸 보면 무슨 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 수가 있죠.


"네가 행복해졌으면 하는데 내가 뭘해도 너를 괴롭히게 되버려. 나는 독선적일지도 몰라."
"네가 그 세계에서 괴로워하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미움받으면 어쩌지라고 생각하면 말할 수 없었어."
일단 자신의 존재 이유가 앨리스입니다. 모든 것은 앨리스를 위해서!! 라는 느낌이에요. 진짜 앨리스만 보고 사는 캐릭터지만, 앨리스를 힘들게 만든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도 있고, 미움받을 것 같으니 무서워서 말을 안 하고 그냥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겁쟁이라서 그런 거지요. 능력은 그렇게 좋으면서 앨리스를 위해서 사는 주제에 왜 좋아한다고 말을 못 해...

아리사 : "나는 그 세계에서 매일 지쳤어. 하지만 결코 싫어하게 된 건 아니야. 거기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세계인 걸."
아리사의 정체는 책속의 인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였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주인공인 앨리스는 인물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뭐, 게임을 해보면 앨리스, 앨리스하면서 좋아하는 공략캐들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앨리스(아리사)를 위한 세계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이야기를 읽는 책 밖의 인물, 독자를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너를 앨리스라는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 의식했다고 생각해."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흰 토끼를 따라 굴에 뛰어 내리는 부분에서 앨리스가 조금씩 멈칫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끝과 시작 사이에 앨리스를 위한 작은 정원을 만들어줍니다. 그때 앨리스가 아무런 억압없는 자유로운 공간에 안심을 해서 울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고 검은 토끼가 앨리스라는 인물이 아닌 그녀 자신을 좋아하게 되죠. 자신은 앨리스를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그건 이야기 속 주인공인 앨리스라는 인물을 좋아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녀가 앨리스가 아니면 의미가 없잖아요.

"사실은 좀 더 세계를 넓히고 매일 다른 일이 일어나는 세계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 하지만 세계가 완성되기 전에 너는 여왕을 찔렀어."
아리사가 이상한 나라가 싫어졌다고는 안 했지만 거의 절반 이상은 미쳐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특혜(모두에게 사랑 받는 것)는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여유라고 할까요. 쉴 틈이라는 것이 없었죠. 앨리스를 위한 정원이 존재하지만 저건 이야기가 끝나고 다시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에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앨리스가 이 정원에서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없었죠. 이야기가 시작돼서 처음에 잠깐 행복하게 보냈다가, 마지막에는 공포로 계속 도망치다가 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싶으면 다시 이상한 나라로 불려갑니다. '쉴 틈이 없이 다시 막에 오른다' 이 말은 책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책을 펼치면 앨리스는 막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앨리스는 이 이야기를 붕괴시키기 위해 여왕을 찔렀고, 검은 토끼가 앨리스를 아리사가 존재하는 세계로 데려왔죠.

이상한 나라가 책 밖의 독자 '소녀 앨리스'를 위한 곳이라면, 아리사로서 존재하는 세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위한 세계입니다. 검은 토끼는 무한히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친 앨리스를 위해서, 앨리스가 행복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 완성되기도 전에 앨리스가 일을 저질러버려서 미완성 세계에 급히 앨리스를 데려오죠. 그러자 이상한 나라가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이야기가 바뀌고 주인공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가 붕괴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무서웠다면서 기억을 지워버리고 아주 마음 편하게 지내게 됩니다.

"토끼 모습의 내 귀는 힘을 잃어버린 증거처럼 검게 변했어. ……이건 벌이라고 생각했어."
원래 흰 토끼였지만 세계를 2개나 관리하게 되면서 힘을 잃어버립니다. 이상한 나라에서의 관리 능력을 잃고, 아리사를 위한 세계는 미완성인채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밖에 못 합니다. 아리사를 도와주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이제는 혼자서 독점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자신의 귀가 검게 변한 건 이러한 감정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근처에 있으면서 감정을 좀 억제해보려고 아리사의 오빠 자리를 챙깁니다. 아리사에게 오빠라고 불리는 걸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진짜 오빠가 아니라서 그런 겁니다.

"나는 그로부터 감정을 나눠 받은 이른바 분신이야. 앨리스를 지켜보기 위해서 작중에 남겨진 그의 구상으로, 그 자신이 아니야."
작가가 찰스라는 사람으로 자기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가 흰 토끼입니다. 그래서 흰 토끼의 이름은 찰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이야기를 만든 것은 자신의 친구의 딸 앨리스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소녀 앨리스를 즐거움을 위해서 책의 인물인 앨리스를 열심히 일을 시키죠.​
​처음에는 앨리스를 위해서였지만 나중에 출판을 요구를 받게 되는데, 출판을 하게 됨으로써 전세계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이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책 내부의 앨리스가 미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거죠. 보는 독자가 많아지니 쉴 틈이 없을 수 밖에 없죠. 나중에 출판을 취소하지만 책은 이미 널리 퍼지고 만 상태가 되버립니다.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되버렸으니까. 찰스가 안고 있던 감정과 달리 너를 이성으로 사랑하게 되버려서 말할 수 없었어. 너를 괴롭히고 있던 세계를 만든 것이 나라는 걸 알려져서 미움 받아버린다고 생각하면 말할 수 없었어."
여기서도 말하듯이 이성으로 좋아하게 됐을 때는 정원에서 앨리스가 울었던 그날입니다.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 하는 걸 보면서 상당히 답답했습니다. 말은 못 하면서 독점욕은 엄청 강하고...​

그러고 보니 아리사의 세계에서 시즈쿠가 안경을 끼는 이유는 토끼는 눈이 약한데, 아리사의 세계는 빛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저는 안경 낀 모습이 훨씬 좋아서 안경 낀 시즈쿠를 보기 위해서 게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은 토끼 모습보다 시즈쿠일 때가 훨씬 좋았어요.

그리고 검은 토끼는 얀데레 속성도 있는데 아마도 체셔 루트에서만 발동합니다.


"……체셔에게 뺏길 바에야 차라리 세계를 부숴버렸으면 좋았을 건데……"
"차라리 너와 세계를 부숴버리고 싶어. 누군가에 뺏길 바에야 너를 전부……"
"너를 부수고 싶어. 세계 전부를, 너를…… 너를 부숴버리고 싶어……!"​
이렇게 말을 하는데 이걸 또 실행에 옮기는 게 가능한 인물입니다. 체셔의 배드엔딩을 검은 토끼가 차지하는데, 하나는 체셔를 죽이고 이상한 나라를 없애서 앨리스를 데리고 아리사의 세계로 가서 둘이서 살아갑니다. 여기서 앨리스가 체셔가 죽는 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책을 없애버리면 마음은 남아 있지만 그와 관련된 기억은 잃어버립니다.

"저 남자가 없어졌는데 어째서 아직도 나를 봐주지 않아?! 어째서 너는 내 것이 안 되냐고?!"
"이쪽을 봐줘, 앨리스! 나를 보라고!"​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체셔를 없애고 앨리스가 벙어리가 되서 자신을 안 봐주자 그대로 이상한 나라를 불태워서 없애버립니다. 검은 토끼가 정말 대단하죠.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아무도 가질 수 없어! 를 바로 실천합니다.
​오프닝에서 나왔던 이쪽을 봐라는 검은 토끼의 대사가 여기서 나오네요.

"어째서야 앨리스!! 어째서 내가 하는 일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데! 어째서 행복하다고 말해주지 않냐고!!"
"어째서 너는 행복해져주지 않는 거야! 어째서 나는 너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 하는 거야!"
검은 토끼가 체셔를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체셔가 뭐하는 놈인지 속을 알 수가 없는 인물이라서 그렇습니다. 굉장히 수상하다고 말하거든요. 하지만 능력은 좋지만 겁쟁이인 검은 토끼와 다르게 체셔는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다는 용기가 있다고 할까요. 검은 토끼는 만날 앨리스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 한다고 징징거리지만, 체셔는 변태고 능력없지만 앨리스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죠. 굉장히 어른스럽죠. 변태이긴 하지만.​

검은 토끼 엔딩은 총 5가지입니다.​

1. 내려가지 않는 막
앨리스가 크로노에게 검은 토끼를 못 죽인다고 도발했다가, 크로노가 홧김에 검은 토끼를 죽여버립니다. 그 뒤로 크로노는 정신이 나가고 앨리스도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로 빨리 막이 내리길 기다리는데 막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2. 앨리스의 마음​
​아리사는 앨리스의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 마음을 텅 비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랍니다. 흰 토끼에 대한 마음과 자신이 역할에 지쳐서 그만두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그렇게 텅 빈 마음을 가지고 앨리스의 역할을 계속 하게 됩니다.
​아리사가 앨리스의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이럴 수 밖에 없겠죠. 흰 토끼에 대한 마음이 아니라도 마음이 존재하고 있으면 분명히 또 지쳐서 앨리스를 포기하게 되겠죠. 그러면 또 세계가 붕괴되고 탈출하여 다시 돌아오고, 후회하고의 순환이 반복되겠죠. 게임을 하면서 안타까운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나 반복된 일을 계속 하는 건 너무 지겨워서, 그런 일을 할 때는 아무 생각도 안 해야 할 만하더군요.​

3. 여왕 앨리스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 여왕을 죽여버리고 앨리스가 하트 나라의 여왕이 됩니다. 폭군 여왕으로 등극한 앨리스와 흰 토끼는 자신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다 처형시켜버립니다.
무슨 1, 2번 엔딩의 분노가 반영된 결과물인가요.​ 다른 캐릭터 엔딩을 보면 거의 해피엔딩인데 검은 토끼 엔딩은 왜 이렇게 살벌한가요.​

4. 오빠
크로노가 이상한 나라의 세계를 불태워버리고 아리사의 세계로 도망갑니다. 검은 토끼는 어떻해서든 앨리스만 아리사의 세계로 보냅니다. 그 후에 아리사는 이상한 나라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크로노를 자신의 오빠라고 생각합니다. 크로노는 검은 토끼 대신 아리사를 잘 귀여워해주겠다고 하죠. 하지만 크로노는 검은 토끼밖에 모르고 이런 결말을 바라지는 않았을 겁니다.​

5. 사랑스러운 나라​
크로노가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다고 본심을 밝히고 검은 토끼랑 서로 화해하여, 이상한 나라의 세계를 불태워 버리고 나머지 사람들을 전부 아리사에 세계로 옮깁니다. 아리사가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계를 원해서 그걸 이루어준다고 검은 토끼는 모든 힘을 다써서 세계를 관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행복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힘들고 괴로울지도 모르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죠. 하지만 역에 얽매이는 것 없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즈쿠는 아리사의 오빠에서 연인으로 바뀌었더군요.
​엔딩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엔딩입니다. 역할에 얽매여 매일 반복된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가지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이 좋지요. 항상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힘든 시련도 잘 이겨내겠지요. 그 엄청난 반복 상태도 버티면서 잘 살아왔으니까요. 그리고 이 세계도 앨리스가 바라는 대로 조금씩 이뤄지는 듯 합니다. 조금 바뀐 점들을 보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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