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다시 잃지 않으려면 리뷰 (로판소설 후회남)



  • 제목 : 그녀를 다시 잃지 않으려면
  • 저자 : 다하린
  • 키워드 : 회귀, 피폐물, 후회남, 집착남
  • 연재처 : 네이버
  • 기타 : 완결
▶작품 소개 
"하사받았어. 이제 넌 내 거야."

모두에게 박해받던 소년에게 유일한 빛이었던 상냥한 소녀. 가질 수 없던 그녀를 강제라도 가지기 위해, 발을 꺾어 가두고 그녀를 지키려던 호위 기사를 죽였으나 그에게 남은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녀의 차가운 몸뿐이었다.

그녀의 시신을 끌어안고 후회하던 그에게 기적처럼 다시 주어진 새로운 삶. 이번 생에서는 전생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그녀의 기사가 되어 지내는 두 번째 삶은 행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모두에게 미움받던 폐왕자가 공을 세우고 돌아와 그녀를 찾아왔을 때, 그는 비로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전생에 그가 죽였던 그녀의 호위 기사가, 지금의 자신이라고.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모든 추악한 일들이 되돌아왔다고.

그 모든 것으로부터 그녀를 지키지 않으면, 그녀를 다시 한번 비참하게 잃어버리고 말 거라고.

과연 그는 그녀를 다시 잃지 않고 지켜 낼 수 있을까.
보기 드문 남주 시점의 후회남 소설입니다. 제가 봤던 후회남 소설들과 비교하면 '후회해도 무조건 연을 끊어야 하는 최악의 남주 최상위'입니다. 그와 동시에 작품소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업보를 되돌려주는 상대가 남주 자기자신이라서 구르는 것도 최상위'입니다. 그리고 남주가 후회하고, 참회하고, 여주에 대해서 이해하여 갱생합니다.

하지만 저는 남주가 했던 일을 생각하면 여주와 이어지는 걸 반대하지만, 조건부로는 주인공들이 이어져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이유는 남주가 자기자신이 아닌 정말로 여주가 행복하기를 바라거든요. 남주에게 양심이라는 게 있으면 이기적일 수는 없을 거예요. 이타심이 없었다면 아무리 남주가 여주에게 헌신을 하더라도 결국은 남주의 행복을 위해서 여주와 이어져야 한다는 거니... 저는 여주가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랐을 겁니다.

여주는 무슨 죄가 있다고... 은혜를 원수로 갚은 남주 때문에 고통만 받습니다.(이 소설이 피폐물인 이유) 여주가 고생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도 있어서 지루한 구간도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펼치려면 클릭하세요. 위에서 썼던 제가 생각하는 조건부에 대해서 쓴다면... 애초에 주인공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게 회귀해서 없었던 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남주의 도움이 있어야 했던 건 마냥 좋은 일일까.) 아니었으면 관계 회복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주인공끼리 이어진다면 회귀를 해서 없던 일이 됐으니 여주가 기억을 못하는 상태(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로 남주와 새로 관계를 맺어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여주는 세 번째 삶에서도 꿈으로 고통받더군요. 이걸 보면서 남주와 이어지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주인공들끼리 이어질 수 있도록 악몽도 편파적이라서 남주는 안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 드물게 남주가 호위기사였던 기억을 떠올리고요. 그래서 남주를 보면 무의식적으로는 남주에 대한 두려움과 끔찍함은 있지만 동시에 호위기사였던 걸 알아차려서 여주의 마음이 호감도로 기울어버리니 해피 엔딩이겠더라고요. 이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여주가 이전의 삶을 어떤 식으로든 떠올린다면 고통의 원인인 남주도 같이 떠올려야 했어요. 그래서 남주에게 사죄를 받았어야 했습니다. 남주가 했던 일이 끔찍해서 용서하지 못할 것 같지만... '호위기사였던 남주 + 지금은 발생하지 않음 + 현재의 삶에서 자신을 도와준 것'을 생각하면(끔찍해서 절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남주 + 좋아하고 소중한 사람이었던 호위기사인 남주 증오와 애정)... 많이 번뇌하겠지만 결국은 남주를 용서해줄 것 같습니다.(여주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용서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주는 호위기사가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끝이 났죠. 무의식적으로는 남주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남아 있고, 남주를 보고 나면 악몽에 더 많이 시달리는데... 남주가 자신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에 의문을 가지다가 무의식적으로 호위기사인 것만 알아차리는 게 황당했습니다. 공포가 사라지는 건 덤이고. 행동은 다르다고 해도 모습이 똑같은데다 무의식적으로 공포가 남아 있을 정도면 자신을 지옥에 몰아넣은 남주도 알아차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여주의 가족이 죽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하자 여주의 악몽이 사라지는 것도 이상합니다. 간접적인 원인과 여주에게 직접적으로 트라우마(가족이 죽은 건 여주 너 때문임)를 제공한 건 남주인데, 남주와 이 문제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악몽이 없어져버렸죠.

결국 여주는 이전 삶을 악몽으로 겪어 시달리고, 꿈이라고 생각하니 사죄받지도 못하고(대상도 모르는 듯함) 마지막까지 고통받고 끝나네요. 정작 제일 중요한 건 떠올리지 못하니... 여주가 마지막 미련을 떠올린 건 여주를 위해 헌신한 남주에게 주는 보답라고 느껴지네요.

소설을 전부 다 읽지 않고, 띄엄띄엄 읽은 탓에 세 번째 삶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두 번째 삶을 시작할 수 있게 한 계기가 세 번째 삶까지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고 느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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